자유게시판
커뮤니티 > 자유게시판
시계가 자정을 알렸다. 그 소리와 더불어 찾았다.라는 소리가 터 덧글 0 | 조회 141 | 2019-06-04 22:23:08
최현수  
시계가 자정을 알렸다. 그 소리와 더불어 찾았다.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는 소리나는 쪽으로 정신없이 달려갔다. 두 여자는 나란히 누워 있었고, 진숙은 동맥을 끊어 거기서 흘러나온 뻘건 피가 온 사방을 적시고 있었다. 비릿한 냄새가 목울대를 자극해 속이 뒤집힐 듯 메쓱거렸다.수시로 그는 소연을 데리고 동물원이나 교외로 빠져 나갔고, 아이들도 친 동생처럼 보살펴 주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안정을 찾고 명랑해져 갔다.현일은 더 이상 대꾸하지 않았다. 그는 충헌과 이런 추켜세움식의 대화를 하기 위해 여기 온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가 알고 싶은 것, 묻고 싶은 것을 가지고 여기에 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다짐했다.사내는 그렇게 말한 것과 동시에 몽둥이를 휘둘렀다. 무방비 상태로 있던 현일이 머리를 정통으로 얻어맞고 신음을 쏟으며 바닥으로 쓰러졌다.손대식 사장은 며칠 전에 강남의 대형나이트클럽을 하나 인수했는데, 그 가격이 시세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계속되는 나이트클럽 인수에 손 사장도 자금이 딸리고 있었다. 그래서 다소 위압적인 방법으로 빼앗다 싶이 그 나이트클럽을 인수했던 것이다.벌써 몇 시간째 소녀를 붙들고 실갱이를 하고 있는 현일과 김 형사가 딱해 보였던지, 진숙이 슬며시 끼어들었다. 진숙은 이미 무용학원의 강의를 끝내고 와서 가게의 뒷마무리를 돕고 있던 중이었다. 최근 들어 진숙은 은근 슬쩍 다시 가게일에 끼어들고 있었다.상우는 강지수의 손을 뿌리치려다가 그만 방아쇠를 당기고 말았다. 탕하는 소리가 울리며 상우의 얼굴로 피가 튀었다. 강지수가 손을 움켜쥐고 비명에 가까운 울음을 쏟아냈다. 총알이 강지수의 손등을 관통한 것 같았다. 상우는 신음하는 녀석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갖다대었다. 갑자기 강지수를 죽이고 싶은 살의(殺意)가 솟구쳤다. 이토록 살려고 버둥대는 놈의 필살(必殺)의 욕구에 심한 구토가 일었다.길을 걷다가도 두 갈래로 머리를 땋은 여학생만 보이면 황급히 골목으로 숨어 들었고, 때때로 지나치던 경찰관마저 그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히. 농담이야.][아이구! 잘못했습니다.][네 마음대로 해라. 이제 그 왕국이라는 말도 지긋지긋하다.]남들이 얘기했지만, 그는 믿지 않았다. 그것은 분노를 넘어선 증오라고, 차라리 죽고 싶은 자기 상실감이라고, 그는 지껄였다. 하지만 그는 그녀를 받아들였다. 마치 예수가 왼쪽 뺨을 때리거든 다시 오른쪽 뺨을 내밀라고 말한 것처럼 그렇게 그는 철저한 박애주의자가 본의 아니게 되고 말았다. 그것은 그의 명백한 패배였다. 형에 대한 그의 패배. 형은 진숙을 버렸지만, 그는 그녀를 받아들여야만 했다.[방금 라디오에서 나왔어. 한정빈이라고. 병원으로 실려갔대.][당신은 소설을 쓰는 게 낫겠어. 쓰잘데기 없는 거 다 때려치우고 글이나 써.]20. 고해성사[그래서 장인 어른과 장모님께 죄송하다고 안 빌었나? 이자 뿌리라. 내 집에 가면 당장 할부로 사 준다 안 카나.][담배 한 대만 주실래요?][누군 놀다온줄 알아? 그렇게 잘 할 수 있으면 이제부터 네가 혼자 해 봐!][갑자기 어머니 생각을 했어요.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제가 여군이 되는 것을 한사코 반대하셨죠. 직장 몇 년 다니다가 좋은 남자 만나서 시집가서 잘 사는 게 바로 여자의 행복이다. 그게 어머니의 생각이셨죠. 하지만 전 군복이 무척 입고 싶었어요. 국군의 날, 여군들이 행진할 때면 괜시리 가슴까지 뛰곤 했어요. 저는 묘하게 여학교 때부터 사복보다는 교복을 입는 것이 더 좋았어요. 풀먹여 빳빳한 칼라와 주름잡아 다린 스커드, 검정색 스타킹과 흰 면양말, 단화, 이런 것들이 잘 어울리기도 했구요. 졸업 후, 조그만 사무실에서 커피나 나르고 바닥이나 청소하는 것으로는 제 성미에 차지 않았어요. 여군 하사관 시험에 합격해 놓고 집에는 일방적인 통고를 했죠. 어머니가 펄쩍 뛴 것은 말할 필요도 없었죠. 결국 결혼 한 오빠가 어머니를 설득했죠. 군대 간다고 다 죽는 게 아니다. 이제 전쟁 따위는 일어나지도 않을 뿐더러, 일어날 수도 없다. 여군들은 위험한 일은 하지 않고 후방에서 서류나 정리하고 병원같은 곳에서 근무한
 
닉네임 비밀번호 코드입력